과학 책

과학의 역사 2012, 2023

★★★☆☆
저자가 의사인 관계로 의학 얘기부터 시작한다. 물론 의학도 과학에 포함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의학 비중이 높다. 책을 읽게 된 계기도 혈압 관련한 의학 때문이긴 하다. 저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거의 없고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많은 내용을 꼼꼼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과학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A little history of 라는 시리즈의 한 종류다.

  • p53 갈레노스는 잘생긴 남자 무용수가 마을에서 공연할 때마다 힘이 빠지고 예민해진 젊은 여인에게 ‘상사병’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 p115 데카르트는 대수학 문제에서 아는 항은 a,b,c 모르는 항은 x,y,z로 표현하는 획기적인 생각을 했다. 따라서 방정식을 쓸 때마다 우리는 데카르트가 시작한 관행을 따르는 셈이다. 또한 가로축과 세로축이 있는 평면에 그래프를 그릴 때에도 데카르트가 개발한 개념을 활용한다.
  • p198 성경을 꼼꼼히 읽으면서 구약에 언급된 아담과 이브 후손들의 나이를 모두 더하면 최초의 인간이 태어난 시기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1600년대 중간, 아일랜드의 한 대주교가 이 일을 해냈고 덧셈을 한 결과, 지구가 정확히 기원전 4004년 10월 22일 초저녁에 창조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 채 되지 않는다면 하천이 흐르는 계곡이 어떻게 서서히 생겨났는지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이 짧은 시간 내에 어떻게 현재의 바다보다 훨씬 높은 산꼭대기에서 조개껍데기가 발견될 수 있는지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뷔퐁의 우주론에 따르면 교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정확히 표현하는 데 신경 쓰면서 지구가 태양에서 분리된 시기를 약 8만 년 전으로 추정했다.

판타레이 2021

★★★☆☆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유체역학의 개념을 책 전반에 걸쳐 내용으로 보여준다. 모든 내용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대한 구성에 혀를 내두를 정도. 반면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유기적으로 엮다 보니 실용적으로 응용할 만한 부분은 많지 않고 지적 유희에 가깝다.

Ai-X, 인공지능 익스프레스 2022

★★★☆☆
각각의 컬럼을 놓고 보면 전문가들의 좋은 얘기지만 서로 자신의 얘기만 하다 보니 중복되는 내용도 많고, 주제가 일관되지 않고 난이도 또한 제각각인 점이 아쉽다.

  • p39. “비행기를 만드는 일은 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만 수학자들과 기술자들이 100만 년, 아니 1천만 년 정도 계속적으로 열심히 일을 해야 할 것이다.” 1903년 10월 9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 두 달 뒤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플라이어호를 날리다.
  • p176. 아이들은 몸으로 세상을 알아가고, 어른을 보고 흉내 내거나 배우는 능력도 갖춘다. 이런 목표로 연구하는 것이 베이비 마인드 baby mind라는 과제다.
  • p199. 왓슨과 의사와의 일치율이 인도에 있는 병원에서는 직장암은 꽤 높은데 나머지는 별로다. 우리나라에는 건양대와 가천대 길병원에 있는데 의사와의 의견 일치율이 50%밖에 안된다. 길병원 의사들은 인종적,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 p204. AI-hard, AI-complete 문제가 있다. NP와 같은 의미로 hard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complete는 한 문제가 풀리면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 AGI는 AI-complete.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 2021, 2022

★★☆☆☆
뇌졸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정리한 과학책을 표방한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뇌의 유형을 네 가지 캐릭터로 분류한다. 좌뇌 사고형, 좌뇌 감정형, 우뇌 감정형, 우뇌 사고형.

  • p249. 캐릭터 1인 우리의 몸을 탈 것으로 본다.
  • 캐릭터 2는 우리의 몸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본다.
  • 캐릭터 3은 우리의 몸을 장난감으로 본다.
  • 캐릭터 4는 우리의 몸을 영혼이 머무르는 신전으로 본다. 네 가지 캐릭터의 특징을 통해 우리의 몸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어떻게 대응을 하는지 살펴보는 일종의 가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자기계발서다.

공학을 생각한다 2010, 2017

★★☆☆☆

  • 과학자는 자연에 존재하는 것을 탐구하고, 공학자는 없는 것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공학에 훨씬 더 가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 1장에서 보편적 위험과 공학을 얘기하는데, 연관 관계를 잘 모르겠다.

(5장은 아인슈타인 얘기. 이어서 다시)

주기율표를 읽는 시간 2020

★★★☆☆
편집에 많은 공을 들인 흥미로운 책인데, 주기율표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재미가 없다. 차라리 뒷부분의 원소 소개가 훨씬 더 흥미로웠는데, 아예 원소 하나를 얘기하고 그에 딸린 스토리를 좀 더 풍부하게 언급했다면 훨씬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세슘이 어떤 화합물이고 이게 후쿠시마 원자핵 유출과 관련있다는 내용을 원소 소개에 짤막하게 3-4줄로 끝낼게 아니라 스토리를 연결해 5-6페이지 정도 뽑아냈다면, 세상을 바꾼 10가지 화학 원소 같은 식으로 했다면 훨씬 더 흥미있었을 것 같다. 주기율표만 보면서 어떤 공간이 비어 있어서 이런게 나왔다는 식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흥미롭지 않았다. 내용 정리한 것만 봐도 원소 소개 증심인 B 사이드가 훨씬 더 많다.

A Side

  • p50. 전자electron의 이름은 호박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electron’에서 유래.

B Side

  • p42. 구리에 항균 효과가 있어 예전에는 신발에 10원짜리를 넣어두곤 했다. 요즘은 구리 함량이 48% 밖에 되지 않는다. 항균 필름이 바로 구리 필름이다. 인류가 이용한 최초의 금속이다. 큰 금속덩어리 형태로 존재했다.
  • p46. 저마늄. 예전 게르마늄. 원적외선은 효과가 있을까. 적외선은 투과하며 복사로 인해 열을 발생시키지만 인체 조직을 만나 대부분 산란되거나 흡수되며 에너지를 잃는다. 대부분의 제품이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 p50. 핵실험을 수행하면 크립톤과 제논이 대량으로 생성된다. 대기 중 크립톤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핵실험이 일어난다는 사실과 장소를 알 수 있다.
  • p88. 영월에 세계 최대 텅스텐 광맥 이 있었고,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의 70%가 텅스텐이었다.
  • p104. 마리 퀴리의 사인은 방사선 피폭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 시계에는 시간을 가리키는 숫자와 바늘에 야광 물질이 있었다. 미국의 시계 공장은 야광 도료로 라듐을 사용했고 침으로 붓을 뾰족하게 해야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피폭됐다. 이들을 라돈 걸즈, 라듐 걸즈라고 부른다.

모빌리티의 미래 2021

★★★☆☆
일반인을 위한 교양서로 배터리에서 자율 주행, 로켓까지 다룬다. 저자의 전문 분야인 배터리 등이 지나치게 기술적인 내용으로 이어지는 점은 다소 아쉽다.

  • p55. 모터는 엔진과 달리 저속에서부터 토크가 최댓값을 보이고, 회전속도와 관계없이 일정한 특징을 갖는다. 이런 전기모터의 특성으로 인해 엔진 자동차보다 가속성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는다.
  • p71. 초기 모델3는 18650을 사용했고 신형은 21700을 사용한다. 모델 3에는 4,416개가 들어간다.
  • p119. 라이다의 레이저 빛 파장은 눈에 보이는 빨간 빛보다 더 긴 파장을 갖는 근적외선 near infrared에 해당한다. 눈으로 볼 수 없다.
    • p120. 흰색 차량은 도달한 레이저의 62%를 반사한다고 볼 때 검은색 차량은 4%밖에 반사하지 못한다.
  • p131. 테슬라 자율 주행 연산의 98.1%가 CNN일 정도로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 V-2 개발의 주역으로 이후 NASA가 달에 로켓을 쏘아올리는 엔진을 만들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 폰 브라운 얘기는 흥미롭다. 그러나 책에서는 NASA 얘기는 빠져 있음.
  • p218. 21세기 들어 가장 놀라운 기술은 팰컨 9의 1단 로켓의 발사 후 수직 착률 기술이라 말하겠다.

과학기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2021

★★★☆☆
제목에 어울리는 책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어떻게) 과학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지를 소개한다. 주제 자체가 흥미롭지 않다보니 다소 지루하지만 주제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나름 독창적으로 풀이한다.

과학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4단계

  1. 기술 창조 상상하라. 소설을 쓰는 등의 상상의 중요성 강조. 나도 발명할 수 있을까? 최초로 발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노벨상 소개.
    • 노벨상은 0에서 1을 발견한 사람에게 수여합니다. 1에서 100을 만든 사람은 다른 상을 받으면 됩니다. p47
    • p54. 1899년 미국 특허청 장관이던 찰스 듀엘은 “필요한 기술은 모두 다 발명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발명할 게 없다”면서 대통령에게 특허청을 폐지하자고 건의했다.
    • p55. 필요해야만 발명이 나오는 걸까? 그렇지 않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먼저 발명한 후에 필요한 분야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포스트잇은 접착제 기술을 개발하다가 나온 실패작이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에 우연히 메모지에 사용하게 되었다. 비아그라는 협심증 치료제 기술의 실패작이었지만 후에 발기 부전 치료제가 되었다. 먼저 발명하고 특허 출원한 후에 필요한 분야를 찾아도 늦지 않다.
  2. 기술 진화
    • 기술의 가치 찾기. p67. 디자이너 베이비 기술이 살아남아 진화한다면 고객이 열광하는 이 기술의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질문에 대한 대답을 초단편소설로 한번 써보기를 권한다.
    • p72. 기술 진화의 S커브(시그모이드 곡선을 닮다)
    • 표준이 중요하다. p84. 표준에는 두 종류가 있다. 데쥬레 de jure와 디팩토 de facto, 데쥬레는 공적 기관이 책임지고 안전한 기준으로 제정한 표준이다. 디팩토는 엄격하게 제정되지는 않지만 많은 곳에서 사용하는 사실상의 표준이다.
  3. 상품 개발
    • p108. 상품은 없고 기술은 있는 경우. 축하한다. 아주 드물게 만나는 기회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때다.
    • p116. ISO가 정한 국제 표준은 OSI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술을 제안하면서 TCP/IP가 사실상의 표준이 되었다. 표준의 기본 정신은 합의지만 충분히 타협하고 조정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간단하고 유연한 TCP/IP가 널리 보급됐다.
  4. 시장 확장
    • 증기 기관의 작동 방식은 1824년에야 과학적으로 분석되었다. 『불의 구동력에 관한 고찰』이라는 논문이 나왔을 때는 이미 증기 기관을 100년 이상 사용하고 있던 시점이다.
    • p147. 같은 시기에 특정 영역에서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은 거의 비슷한 문제의식과 해결 방법을 생각하기 쉽다. 1960년 토머스 쿤은 이를 ‘패러다임’이라고 했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주는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천동설을 뒤엎은 지동설이다.
    • p153. 1945년에서 2015년 사이에 노벨상 수상자를 조사해보니 가장 중요한 연구를 수행할 당시의 나이는 37세였다. 박사 학위를 받고 10년 이내에 가장 중요한 발명을 했다는 의미다.

2부에서는 다양한 사례 언급

  • p184. “하둡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하이브는 나중에 아파치라고 불렸다.” 아파치 하이브를 말하는 것 같고 SQL을 사용해 접근성을 높인건데, 여기서는 그런 설명이 빠져있고 이름도 잘못 언급되어 있다. 편집 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아파치를 모른다면 저자가 이 분야에 지식이 없는듯 하고 신뢰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 p230. “스런이 구글X의 사장이 되어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스런은 2014년에 구글을 나왔는데, 2021년 책에서 스런에 대해 모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저자가 이 분야에 지식이 없어 보인다.

Last Modified: 2024/03/30 13: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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