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
행복의 기원, 2014
- 행복은 생각인가. 그러나 인간은 100% 동물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성적 역할을 상당히 과대 평가하고 있다. 역으로 본능의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를 얼마나 움직이는지는 과소평가하며 산다. p.28
- 소수의 수컷이 암컷을 차지한다. 동물의 경우 남녀 비율은 3(수컷) 대 7(암컷) 정도까지도 기운다. 이 성비 불균형 때문에 남녀의 기질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여자는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엄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지향적 전략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수컷의 경우는 다르다. 어차피 최고가 못되면 짝짓기에서 낙오된다. 매사에 ‘모 아니면 도’같은 극단적인 전략을 택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남자들은 작은 것에도 승부욕이 불탄다. 주먹 반만 한 골프공을 김 부장보다 5m 더 날리려고, 연습장에 출근하며 쇠막대를 5천 번 흔드는게 남자다. 승부욕 있는 수컷만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p.34
- 나의 의사와 관계없이 몸이 손가락을 다섯 개 만들도록, 체온이 떨어지면 몸을 떨도록, 사춘기가 되면 이성에 정신을 쏟도록 자동 실행된다. 뇌는 생존경쟁에서 직면하게 되는 과제들이 무엇이고, 이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담고 있는 수백만 년간의 생존 기록서다. p.35
- 가임기에 가까워질수록 여대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와 거리를 둔다. 가임기에는 통화 빈도와 시간을 서서히 줄이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또 다시 정상 패턴으로 돌아간다. 가임기에 가까워지면 아버지를 경계하라는 경고 시스템이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된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적으로 자동화된 현상이다. 그래서 실험 후 연구 내용을 설명해주면 당사자들도 믿지 않으려 한다. p.38
- 어릴때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 성인기에 이르면 서로에 대한 성적 매력이 억제된다. 머리로는 혈연관계가 아님을 알지만 사랑의 화학 호르몬은 좀처럼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이었던 이성친구와 결혼한 경우가 있다면 자연의 흐름을 극복한 위대한 사랑임을 깨달으시길. p.39
- 미국 66개 도시의 소비 행태를 분석해보면,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이 사는 곳일수록 남자들의 과소비가 심하다고 한다. 짝짓기 경쟁이 심할수록 무리한 지출을 해서라도 이성을 유혹하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남자가 넘치는 도시일수록 남자들의 카드 빚과 부채율이 높다. p.40
- 아리스토텔레스 시대, 행복은 삶의 최종 목적이라는 것이 철학자들의 의견이었지만, 사실은 행복 또한 생존에 필요한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p.59
- “행복감을 인간이 왜 느낄까?”라는 질문에 대한 간결하고도 건조한 답은 “생존, 그리고 번식”이다. p.70
- 매일 타이레놀을 복용한 집단은 통제 집단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의 사회적 상처를 덜 느꼈다. 마치 두통을 없애주듯, 진통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사회적 고통도 덜어준다는 것이다. p.91
- 초고속 승진의 기쁨, 뇌의 행복전구가 켜지는 이유는 승진 자체가 아니라 승진이 가져다주는 사람들의 축하와 인정 때문이다. 어쩌다 지구에 혼자 남게 되었다고 하자. 자랑할 사람도, 축하해주는 사람도 없는 세상에서 책상 위 화분과 단둘이 갖는 조촐한 승진 파티. 승진이 기쁘긴 커녕 눈물 난다. p.94
- 불행의 감소와 행복의 증가는 서로 다른 별개의 현상이다. 생수 한 병은 갈증의 고통을 없애주지만, 갈증이 가신 사람에게 물은 더 이상 행복을 주지 못한다. p.115
- 재벌집 며느리가 되는 것(becoming)과 그 집안 며느리가 되어 하루하루를 사는 것(being)은 아주 다른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화려한 변신의 순간에만 주목하지, 이 삶을 구성하는 그 뒤의 많은 시간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다. p.117
- 쾌락은 생존을 위해 설계된 경험이고, 그것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래 값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적응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생물학적 이유다. 그래서 행복한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쾌락은 곧 소멸되기 때문에, 한 번의 거다란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이다. p.123
-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affect. p.125
- 행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대부분이 미처 생각지 않는 요인. “유전.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 p.133
- 내향적인 사람들도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때 더 높은 행복감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회식 3차로 노래방에 갈때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평소 조용한 김 양을 먼저 보내지 말라고. 노래방에서 그녀는 속으로 웃으며 좋아할 수 있다. p.144
- 그렇다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왜 외향적인 사람들 만큼 타인과 어울리지 않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싫어서가 아니라 불편해서다. 사람이라는 자극은 양날의 검과 같다. 사람은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때론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p.144
- 돈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쓸 때 더 행복해진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돈을 쓰게 한 후 행복감을 비교해보면, 금액에 상관없이 남을 위해 돈을 쓴 그룹이 높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자원봉사자들이 높은 행복감을 경험하는 이유도 행복 관점에서 보면 시간이라는 자원을 현명하게, 즉 타인을 위해 쓰기 때문이다. 왜 친사회적인 행동은 행복감을 유발할까? 장기적으로 친사회적 행동안 타인과의 결속력을 높여 생존에 필요한 사회적 자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 고기를 나누어 먹는 것은 손해다. 이 손실감을 상쇄하는 강력한 보상이 필요한데, 그것이 즐거움 일 수 있다. p.147
- 레바논에 이런 속담이 있다. “사람이 없다면 천국조차 갈 곳이 못 된다.” p.152
- 과학자들이 쓰는 용어 중에 ‘오컴의 면도날 Occam’s razor’라는 표현이 있다. 14세기 영국의 논리학자였던 오컴Ockham의 이름에서 탄생한 이 용어는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필요 이상의 가정과 개념들은 면도날로 베어낼 필요가 있다는 권고로 쓰인다. 사고의 절약을 요구하는 이 원리는 좋은 과학 이론의 기본 지침이다. p.183
- 철옹성 같던 매슬로우의 이론도 최근 위아래가 뒤바뀌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욕구(식욕, 성욕)을 채우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금강산 유람(자아성취)을 한다는 것이 최근 진화심리학적 설명이다. p.184
-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쾌락에 뿌리를 둔,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 정서들이다. 이런 경험은 본질적으로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철학이 아닌 생물학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p.189
설득의 심리학
『설득의 심리학』 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의 내용들을 정리한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xx의 오류와 비슷한 느낌, 특히 ‘권위의 법칙’은 ‘권위의 오류’와 동일하다. 『설득의 심리학 2』 의 내용을 추가한다. 원제는 『Yes!: 50 Scientifically Proven Ways to Be Persuasive』 로 50가지 사례를 정리한 책이다.
상호성의 법칙Reciprocation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호의를 제공받으면 다시 베풀어야 한다고 느낀다. 호의는 호의를 부른다.
- 손으로 적은 포스트잇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좀 더 빨리 설문지를 제출했다.
- 선물이 얼마나 예상 밖의 것인지, 얼마나 개인적인 것인지가 중요하다.
- 의미 있다가 반드시 비싼 것은 아니다. ‘이만 가보겠다’며 뒤돌아 서다가 다시 돌아와 두 번째 사탕을 건넨다.
- 도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커진다. 그러나 도움을 받은 입장이라면 가치는 점점 바래진다. 따라서 부드럽게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전에 내가 보내준 보고서는 도움이 됐어?’ (설득의 심리학 2, 2008)
일관성의 법칙Commitment and consistency
-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일관성 있게 보이고 싶어한다.
- 약속은 약속을 낳는다.
- 고난의 경험이 일관성과 소속감을 강화한다. 군대식 신입 환영회의 이유. (설득의 심리학, 1984)
- 작은 부탁을 요청해서 허락을 받으면, 나중에 큰 부탁도 들어주게 된다.
- 라벨링 기법: 한 사람에게 어떤 특색, 태도, 신념 등과 같은 라벨을 붙인 다음 그 라벨에 어울리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 기록한 약속이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훨씬 더 성공적이다. (설득의 심리학 2, 2008)
사회적 증거의 법칙Social proof
- 다른 사람의 행동에 의해서 더 쉽게 설득된다.
- ‘다수의 무지’가 불러온 ‘키티 제노비스 사건’, 방관자 효과의 대표적 사례다.
- 유사성의 영향력
- 주운 지갑에 절반은 평범항 영어를, 나머지 절반은 문법에 어긋난 영어를 사용하여 이민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를 동봉했는데 돌려주는 비율이 전자가 두 배 이상 결과가 높았다고 한다. (설득의 심리학, 1984) 이를 ‘유사성의 영향력’이라고 했는데 내 생각에 ‘권위의 법칙’도 작용한듯 하다. 예를 들어 이민자에게 같은 실험을 하더라도 전자의 결과가 더 좋지 않았을까?
- ‘불확실성’은 ‘유사성’을 강화한다.
- 다수의 행동이 ‘선’이다.
- 부정적인 사회적 증거 메시지를 전달하면 ‘만연한 현상’이라는데 관심이 집중되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한다. i.e. “이곳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석화된 나무를 가져갔기 때문에 숲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도난 비율이 오히려 증가했다. (설득의 심리학, 1984)
- 고객들은 자기 앞에 놓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살펴보기 전까지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쓸데없이 제품을 다양하게 만들어 시장을 부풀리면, 매출 감소는 물론 이익 실현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 공짜일수록 더욱 포장하라. “무료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해보세요” (x) “30만원 상당의 보안 프로그램을 무료로 드립니다” (o)
- 소비자는 타협안을 찾는다. 더 비싼 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저렴한 구형 모델의 매출이 오히려 더 증가한다.
- 파상풍의 위험성을 알려준 쪽과 그렇지 않은쪽, 구체적인 일정을 알려준 쪽과 그렇지 않은쪽 중에서 위험을 알려주고 일정을 알려준 쪽에서 주사를 맞기로 결심했다. (설득의 심리학 2, 2008)
호감의 법칙Liking
- 사소한 공통점에도 호감을 갖는다. ‘유사성의 영항력’과 유사한듯.
- 접촉 이론: 익숙해지면 좋아진다.
- 협동을 통한 학습: 공동의 목표를 제공한다.
- 착한 경찰, 나쁜 경찰 전략: 공포심을 유발시킨후 회유책을 사용해 ‘호감의 법칙’, 커피를 뽑아주는등 ‘상호성의 법칙’을 이용한다.
- 연상작용the principle of association: 1997년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도착한 직후 이 로켓을 본뜬 장난감 마스 로버의 판매량이 급증, 덩달아 프랭클린 마스의 이름을 딴 마스 캔디가 날개 돋힌 듯이 팔리는 연상작용의 효과를 누렸다.
- 고향 스포츠 팀의 승리에 대리만족을 느낀다. (설득의 심리학, 1984)
- 서빙 직원이 주문을 받은 후에 고객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 했더니 평소보다 70퍼센트 더 많은 팁을 받았다.
- 작은 약점을 밝히고, 장점을 얘기한다. (설득의 심리학 2, 2008)
권위의 법칙Authority
- 권위의 상징물: 직함, 제복(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잘 나온다), 자동차 (설득의 심리학, 1984)
- 환자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자격 증명서를 붙여둔 후 환자들의 순응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름을 붙여라. 그냥 닭고기 요리가 아니라 ‘치킨 서프라이즈’가 준비되어 있다.
- 회사 창고에서 직원들이 물건을 훔치는 경우 거울을 배치하면 도난율이 감소한다. CCTV는 신뢰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 거울을 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이름표를 달게 하면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벽에 단순한 눈 그림을 붙이는 것만으로 좀 더 사회적으로 의식있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 감정적인 경험이 의사결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슬플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좋은 시간은 고객이 막 모닝커피를 마셨을때다. 커피나 카페인이 든 음료를 건네준 다음 설득을 시작할 수도 있다. (설득의 심리학 2, 2008)
희귀성의 법칙Scarcity
- 한정판매, 시간제한
- 제한된 자유에 대한 심리적 저항: 어떤 대상에 대해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위협당하게 되면, 그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동기가 유발되어 자유와 관련 대상을 이전보다 더욱 강렬하게 원하게 된다.
- 금지법이 만들어낸 희귀한 세재: 금지한 세재가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 믿는다.
- 금지하면 더 하고 싶다.
- 갑작스런 희귀성은 혁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희귀성이 경쟁심리를 부추긴다. (설득의 심리학, 1984)
- ‘왜냐하면 전략’: “제가 먼저 복사기를 써도 될까요? 왜냐하면 제가 좀 급한 일이 있거든요”
- 열가지 이상의 장점은 단점이다. (설득의 심리학 2, 2008) 위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서 옵션을 줄이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에필로그
속지 않으려면 가짜에 대해 공격적으로 지적하라. (설득의 심리학, 1984)
글로벌 설득력은 문화에서 나온다. 한국 참가자는 개인주의적 광고보다 집단주의적 광고에 더 많이 설득되었고, 미국은 반대의 경향을 나타냈다. (설득의 심리학 2, 2008)
정리
아래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로버트 치알디니가 운영중인 컨설팅 사이트 설득의 원리Principles of Persuasion에 있는 내용으로 위 항목과 동일하다. 그의 다음 책들도 모두 이 여섯가지 범주의 내용을 얘기하고 있다.
My own research has identified just six of these shortcuts as universals that guide human behavior, they are:
- Reciprocity
- Scarcity
- Authority
- Consistency
- Liking
- Consensus
Last Modified: 2021/06/08 13:03:45